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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및 입장

[성명] 2021.03.14 故 변희수 하사를 추모하며

전파 2021. 7. 12. 07:20

변희수 하사를 추모하며

인제대학교 퀴어 공동체 IQ 추모 성명

 

신체훼손’, ‘기능장애’. 20201월 육군본부가 트랜스젠더 여성이자 훌륭한 군인인 변희수 하사에게 전역의 이유로 내세운 말이었다. 용감하게 나라를 지키는 여성 군인이고 싶었던 변 하사를, 국가는 그렇게 내쳤다.

심지어 32일에도 군은 법원에 남성의 생식기가 없어서’, ‘고의로 신체를 훼손한 자해행위이기 때문에’, ‘사회적 합의와 공감대가 부족하여서변 하사가 군 복무에 부적합하기 때문에 강제전역 시켜야 한다는 서면을 제출했다. 변 하사의 죽음 하루 전이었다.

변 하사의 죽음 후에 군은 민간인 사망 소식에 따로 군의 입장을 낼 것이 없다”. 라고 말했다. 그들에게 4년의 인생을 바친 훌륭한 장병을, 그들은 생전 처음 본 민간인처럼 대했다.

군 복무를 계속하고 싶어 성전환 수술을 했던 거예요. 수술 후에 우울증이 사라지는 등 모든 게 정상이 됐어요.” 변 하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그저 자신이고 싶었다. 자신의 모습으로, 자신이 꿈꾸던 직업을 지속하고 싶었던 23세 청년일 뿐이었다. 같은 나이 또래의 사람들처럼, 이루고자 하는 것을 향해 노력하는 꿈 많은 젊은이는 그 방향이 일반적인 것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변 하사는 죽음으로 내몰렸다.

 

지난 2월 국가인권위에서 발표한 <트랜스젠더 혐오차별 실태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만 19세 이상 트랜스젠더 응답자 591명 중 65.3%는 지난 1년 간 성별 정체성을 이유로 차별을 경험한 적 있다고 답하였다. 그 중 구직 활동을 한 응답자 중 57.1%는 성별 정체성을 이유로 구직을 포기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전체 응답자의 87.3%는 방송과 언론을 통해 혐오표현을 접했다고 말한다. 변 하사에게 일어난 일은 곧 대한민국에 사는 트랜스젠더 모두의 일이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성소수자들의 존재를 나중에보려고 한다. 동성 간 혼인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퀴어 퍼레이드는 사람이 적은 곳에서 하라며 눈앞에서 치우려 한다. 국가에서 용인한 성소수자 혐오인 셈이다. 그런 현실 속에, 성소수자들에겐 살아가는 발자국 하나하나가 버겁다. 바깥에 나가면 화장실에 갈 수 없어 최대한 수분을 섭취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있다. 학교에 앉아, 내가 낸 등록금으로 수업을 들으며 교수가 내뱉는 혐오발언에도 그의 권력과 주위 학우들의 시선이 두려워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다. 아무렇지 않게 너는 연애 관계인 이성친구가 있느냐는 질문을 받으며, 동성의 연인을 자랑스레 소개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죄스러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성별과 다른 성별을 지정 받았다는 이유로 공문서 등에 자신의 성별이 아님에도 그곳에 체크해야만 하는 사람들이 있다. 성소수자라는 사실을 빌미로 협박을 받고,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신상정보와 얼굴이 나온 사진이 불특정다수에게 공개되며 수위 높은 인신공격을 받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일들은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이 순간에도 일어나고 있다.

 

우리 인제대학교 퀴어 공동체 IQ는 여태껏 그래왔듯이, 이런 일상 속 차별들이 누군가를 부정하고 혐오하는 사태를 좌시하고 방관하지 않을 것이다. 더는 안타까운 목숨을 잃지 않기 위해, 모든 존재가 스스로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의 소수자·약자들의 편에서 연대하고 싸워나갈 것이다.

 

20210314

인제대학교 퀴어공동체 I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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