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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및 입장

[성명] 2020.10.15 "학생들의 활동은 대학본부의 검열을 받아야 하는 것인가?"

전파 2021. 7. 12. 07:13

 

 

10월 15일 저녁, IQ가 학내 포스터를 부착한 이후 마치 기다렸다는 듯 '목표와 활동계획이 왜 없냐'는 집요한 비난은 '허가는 받고 붙인 것이냐'로 바뀌어 계속되고 있습니다. 답부터 드리자면, IQ의 포스터 부착은 허가를 안 받은 것이 아니라, '못' 받은 것입니다. 대학본부는 학내에서 정식으로 인준된 단체가 아니면 게시물을 최대 15장만 허가하고 있습니다. 15장은 대학의 규모로 보았을 때 홍보하지 말라는 말과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IQ는 본교에서 준동아리 인준도 '못' 받고, 포스터 허가도 사실상 '못' 받았습니다. IQ는 이렇게 태동하기 전부터 보이지 않는 거대한 벽에 가로막혔습니다.

 

IQ는 본 화두에서 두 가지 의문점을 제기합니다. 1. 대학본부가 영리적 목적도 아닌 학생들의 표현물을 검열해도 되는 것인가. 2. 등교하면 게시판과 벽에서 볼 수 있는 수많은 비허가 포스터들 중에, 왜 유독 IQ에만 허가문제가 공격의 빌미로 거론되는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영리목적의 광고들과 달리, 학생들의 자치활동과 관련되는 포스터와 대자보, 표현물에 대한 규제는 대학마다 다릅니다. 그 차이는 바로 학내활동에 있어 '학생들의 표현의 자유가 얼마나 보장받고 있는가'에 달려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권리를 규제하고 검열하는 일들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대학은 근현대사에서 시대적 변화를 주도해온 '민주적인 장'이었습니다. 우리 사회의 미래에 대한 치열한 토론과, 편견을 뒤집는 다양한 활동이 오가는 곳, 이는 당연히 권위주의적인 정권과 대학본부에 있어 눈엣가시가 되었습니다. 결국 미관과 질서를 명분으로 집회나 표현물 허가제를 만들어 학생들의 활동을 검열해온 것이 현재까지 많은 대학에서 잔재로 남아있습니다. 본교에서도 정치적 표현물 등을 금지한 권위주의적인 학칙은 우리 주변에 너무 익숙하게 젖어있어 아무런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지나치게됩니다.

 

"민주적 권리를 행사하는 것은 비난의 이유가 되지 못합니다."

오직 학칙을 위반한 사실이 잘못이고 비난의 이유가 될까요? 법과 규칙은 그 자체로 도덕적, 윤리적 당위성을 지니지 못합니다. 몇몇 권위주의적 국가에서 시민들의 표현을 규제하고, 검열하고, 제한하는 것을 뉴스나 신문에서 많이 보았을 것입니다. 법과 규칙을 무기로 시민들의 자유로운 활동을 검열 및 금지했던 이들이 바로 파시즘이었습니다. 이에 비춰보았을 때, 우리가 진정으로 고민해야 할 것은 그 규칙이 인권과 민주주의, 정의에 부합하는가이며, 그렇지 않다면 저항권까지도 인정하는 것이 근대 민주주의 발전의 성과이고 '실질적 법치주의'입니다.

 

물론, 미관에 대해 걱정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려하시는 심각한 사례는 일상적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일찍이 학내 민주주의가 활성화된 대학의 구성원들은 허가제와 무관하게 자신의 민주적 권리를 책임성을 다하고 행사하는 일에 익숙하며, 이를 훼손하거나 제지하는 일에 오히려 학생회가 나서서 학우들의 민주적 권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우리가, 우리의 민주적 권리행사를 제지하거나 검열하는 것을 묵과하게 된다면, 앞으로 우리 스스로의 입을 막고, 검열하고, 옥죄는 일은 시간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대학의 구성원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사회적 소수자들"

IQ는 성소수자의 보편적 인권과 가시화를 위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성소수자가 학내 구성원으로서 인정받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으며, 동아리 인준과 포스터 부착에서부터 여러 난제를 만나고 있습니다. 혹자는 '목표와 활동계획이 없다'거나, '보기 쫌 그렇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들이 다른 집단에게도 그렇게 까다로운 잣대를 대고 있는가 생각해보면, 결국 그것은 성소수자가 거북하고, 불편하고, 내 눈앞에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혐오와 차별에 가까울 것입니다. 민주주의, 여성참정권, 노동권 모두 싸워 쟁취해온 권리이며, 언젠간 성소수자의 인권도 당연한 권리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앞으로도 IQ는 보이지 않는 유령 취급받는 우리 주변의 모든 사회적 소수자들과 연대하며 행동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0.10.15

인제대학교 퀴어공동체 IQ